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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체에 대한 끝없는 연구로 서예가에 명성 드높여

기사승인 2018.10.17  16: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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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정서예연구실 등에서 서예 후학 양성 힘써

   
▲ 운정(雲亭) 최재수 작가

조선시대의 문신이자 서화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이 발전시킨 특유의 글씨체를 뜻하는 ‘추사체’는 대한민국의 서예 역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보물과도 같은 것이다. 그는 왕희지, 구양순으로 대표되는 정법(正法) 서체 외에 옛 한나라 비석에 새겨진 예서체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한례(漢隷)의 필법을 연구, 해서에 응용하여 소위 추사체를 창출했다. 추사체는 당시에 중국에서 유래하였던 대다수의 서체와는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굵고 가늘기의 차이가 심한 필획과 비틀어진 듯하면서도 파격적인 조형미를 갖고 있는,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글씨체로써 후대의 연구가들에게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남아 있는 불세출의 작품이라고 할 만 하다. 추사체의 대가인 연파 최정수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추사체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운정(雲亭) 최재수 서예가는 추사체의 진보성을 자신의 작품 안에 녹여내고 독창적인 작품 활동으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연파 최정수 선생에게 가르침 받고 서예 입문
운정 최재수 서예가는 어린 시절부터 붓과 서예에 익숙한 일상을 보냈다. 국내 최고의 추사체 대가로 손꼽히는 연파 최정수 선생이 바로 그의 숙부님으로 그는 일찍이 연파 선생님으로부터 글씨에 대한 열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가르침 받아왔다. 연파 최정수 선생은 <연묵천자>, <연파총서>, <연파서집>, <추사체천자문>, <경전>, <연파서징>, <가언집>, <명시선집>, <사언삼백선> 등 다수의 추사체 교본을 집필하셨으며, 국내 추사체 연구의 일익을 담당한 추사연묵회를 창립한 인물이기도 하기에, 장성한 최 작가가 추사체 연구의 길을 걸어가게 된 것은 일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운정 최재수 작가는 “숙부님으로부터 처음 서예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 때만 하더라도 추사체에 대해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 이상으로 어떤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러한 중에도 숙부님은 각종 서적을 수집하여 글씨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기억만으로 작품을 만들기 힘들 때에는 먹지에 대고 그려가면서 글씨를 연구하시던 열정을 어릴 때부터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고, 어떻게 보면 이에 감화 받아 지금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글이 창제된 것은 조선 시기 세종대왕 들어서이므로 자연히 우리나라의 고서적들은 한문으로 된 것들이 많다. 한문은 말 그대로 중국에서 전해져온 글씨이기 때문에 글씨를 쓰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 방식의 필체를 따라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한 와중에도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 독창적인 필체를 개발하고 또 그것이 후세에까지 전해질 수 있었기에 추사체의 독창성이 한층 빛을 발하는 것이다. 최 작가는 처음 추사체 연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중국 고전의 글씨체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중국의 서예가인 왕희지나 구양순, 또 다수의 저서를 남긴 공자, 순자, 맹자, 노자 등 성인들의 저서, 두보와 이백 등 뛰어난 시 저작을 남긴 시인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들을 두루 섭렵해갔다. 연구를 거듭한 결과 최 작가는 현재 국내에서 손꼽힐 만한 추사체의 전문가로서 전국에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추사체 예서의 유일무이한 대가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매일 정진해

올해로 40년 째 서예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최 작가는 추사체의 장점으로 다른 서체들에 비해 난이도는 높지만 연구를 거듭할수록 각자만의 또 다른 매력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연구의 측면에서 다소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추사체는 강약의 미묘한 조절로 탄생하는 독창적인 미학 때문에 혹자로부터는 ‘추사체는 음양의 진리를 담고 있다’는 칭송을 듣기까지 하는 글씨체다. 현재는 추사 김정희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많이 진행되어 있는 실정이지만 그가 처음 글씨를 쓸 때만 하더라도 숙부님이신 연파 선생과 그의 자제이시며 현재 한국추사연묵회 회장으로 활동하시고 있는 가산 최영환 선생 외에는 추사체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였던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이 분들의 뜻을 이어받아 추사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추사체 예서를 집중적으로 활용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 나갔다. 연파 선생과 가산 선생도 추사체 행서와 전서 등을 주로 연구하고 활용하였던 만큼 아직까지 예서를 쓰는 작가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 편인데, 자연히 처음부터 모든 것을 연구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스스로가 추사 선생님의 유지를 계승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활동해오니 서서히 그 성과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는 가장 뿌듯했던 순간으로 처음 초대작가가 되었던 때를 꼽는다. 그러나 그 기쁨 속에서도 연파 선생님은 그에게 “겉넘지 말라”는 충고를 해주셨다고 한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초대작가라는 직함을 얻었지만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선생님의 마음을 가슴 속에 품고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추사체의 진가를 선보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한국추사서예가협회‧한국백제서화협회‧(사)한국추사체연구회 등 부회장으로 활동
운정서예연구실 등에서 서예 후학 양성 힘써

최 작가는 주로 전지 반(20호) 사이즈의 추사체 예서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추사체 연구에서 손꼽힐 만한 업적을 달성했던 그이기에 추사 선생님의 고향인 예산을 비롯하여 전국에서 진행되는 추사 관련 대회나 행사 등에 초대되어 심사위원을 지내기도 하였으며 그 역시 다수의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그는 추사 김정희 선생 추모 휘호대회에 초대작가로서 활동하기도 하였으며, 한국추사서예가협회‧한국백제서화협회‧(사)한국추사체연구회 등의 단체에서는 부회장으로서 회원들을 이끌기도 했다. 그의 업적에 대한 인정이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던 성과였다.
그럼에도 그는 ‘1만 번 쓴 것보다 1만 1번 쓴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자신의 신조로 삼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로 겸손을 아끼지 않는다. 언제나 열심히, 부지런한 자세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을 평생의 일념으로 삼아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서예를 가르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진정성을 갖추고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자세로 추사체의 진수를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자신의 작업실인 운정서예연구실을 비롯하여 유성구온천2동 동사무소 등에서 서예를 가르치고 있는 최 작가는 연파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다수의 후학을 양성하여 왔으며, 그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각종 공모전이나 대회에서 대상을 비롯해 다수의 수상을 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추사체 예서로 쓴 천자문 집필할 것
“서예계에 젊은 인재 유입 필요해”

현재 그는 추사체 예서로 쓴 천자문 저서를 쓰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연파 선생님 역시 추사체 행서‧초서로 쓴 천자문을 써낸 바 있으나, 예서에 대한 연구는 감히 스승님의 경지를 따라가는 노력을 할 수 있기에, 그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것은 매우 근시일 내에 이루어질 일이라고 본다. 그는 “추사체 예서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서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여러 저서를 찾아보고 연구를 거듭해 보아도 마음에 드는 저서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천자문을 완성하는 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난 속에 맞이할 최후의 기쁨을 기대해보며 더욱 정진해나갈 것이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그는 서예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 향상과 젊은 인재 유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바빠 서예는 취미생활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제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학교에 한문 수업이 활발히 이루어졌고 습자반이 있어 자연스럽게 서예를 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서예를 배우러 오시는 분들이 은퇴 후에 소일거리를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 분들을 낮춰보는 것은 아니지만 늦게 시작한 만큼 상대적으로 이룰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젊은 분들이 서예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 분야에 뛰어들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한자와 서예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더욱 깊이 있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힘쓰는 그의 행보처럼,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이름이 세계 속에 드높이며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안정희 기자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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