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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아름다움을 잔잔한 호수에 담다

기사승인 2019.09.25  14: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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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면에 숨겨두었던 여성美- 작품으로 발산하다

   
▲ 연아 권희경 작가

종합예술, 여러 분야의 예술을 혼합하여, 통일된 하나의 예술로 창조해 내는 것을 말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막연한 개념으로 쓰이기도 하고, 연극 혹은 영화처럼 연출 중심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전통 예술 중에서는 서각이 대표적인 종합예술 중 하나다. 글씨나 그림을 나무에 새겨 넣는 서각은 서예, 미술, 조각을 통일시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서각은 앞서 언급한 분야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아울러 내야 하기 때문에 서각으로 명장의 반열에 오르기가 매우 어렵다. 서예와 서각이 만났을 때, 서예가 작가의 인품과 마음의 기상을 미적으로 형상화시켜서. 작가의 필체로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예술이라면. 서각은 그 필체의 아름다움을 더욱 힘 있고 강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예술이다.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본인의 서체를 힘 있는 서각을 통해 그녀가 가진 여성미를 더욱 아름답게 표현해내며, 명인의 반열에 오르고 있는 서예가이자 서각가 「연아 권희경」 작가를 만나보았다.

서각의 매력- 작가의 고뇌와 에너지가 도흔으로 고스란히 느껴지다
예기(銳器)가 서려있는 칼과 육중한 망치, 무뎌 보이지만 날카로운 끌을 사용해서 그림이나 글씨의 맛을 살려내야 하는 서각은, 고도의 집중력과 함께 육체적인 힘이 필요한 예술이다. 작업 중 작은 실수라도 하거나, 잠시라도 집중력을 잃어버린다면 심혈을 기울이던 작품을 망쳐버리게 된다. 서각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섬세하게 표현된 그림이나 글씨의 맛을 망치와 칼, 끌로 표현해 낸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서각의 가장 큰 매력은 작가가 온 힘을 들이며 망치와 칼을 내리쳐서 남긴 도흔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위해 내뿜었던 고뇌와 에너지가 작품 속 도흔을 통해 고스란히 느껴진다.

연아 권희경 작가의 숨겨진 매력 – 내면에 숨겨두었던 여성美, 작품으로 발산하다
연아 권희경 작가는 작품을 통해 그녀가 가진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170cm가 넘는 훤칠한 키와 시원스러운 외모. 하지만 그녀는 시원스러운 첫 인상과는 달리 차분하고, 천상 여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쑥스러움 많아 보이는 그녀는 내면 속에 자신만의 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서예를 통해 숨겨두었던 그녀의 매력을 아낌없이 표현한다. 그녀의 스승 호산 김주연의 필체에서 멋스러움과 힘을 느낄 수 있다면, 권희경 작가의 서체는 매우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잔잔한 아침호수 같은 평온함을 느낀다. 서예를 통해서 표현된 그녀의 매력은 입체적인 서각을 통해서 더욱 강력하게 나타난다.
연아(淵妸: 연못 연, 아름다울 아)라는 그녀의 호도 ‘연못 같은 아름다움’이라는 뜻이다. 호산 김주연 명인은 “권희경 작가는 단아하고 연못 같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잠시 물결이 일어나도 금방 본연의 잔잔함을 되찾는 연못 같다. 이러한 성격은 그녀의 작품을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고 권 작가에 대해서 언급했다.

“한지의 매력을 아시나요?”, 붓을 잡고 서각을 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너무 행복했다
“한지의 매력을 아시나요? 먹물이 번져나가는 매력, 먹이 한지 속으로 스며들면서 그려나가는 서예의 매력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서예에 대한 매력을 묻자 인터뷰 내내 조용하던 그녀가 힘주어 대답한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서각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서예가 평면 예술이라면 서각은 입체예술입니다. 저의 서체를 칼로 각을해서 입체적으로 표현 하죠. 도흔으로 비백[飛白] 처리까지 하고, 예쁜 색까지 입히는 것이 서각의 매력이에요. 서예를 할 때는 서각이 하고 싶고, 서각을 할 때면 서예가 하고 싶어요”
권희경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서예를 좋아했다. 수업시간에 서예를 배우면서 항상 서예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손으로 하는 것은 모두 잘 한다는 권 작가는 한때 점토 공예, 비즈공예 작가였다. 권 작가는 한지를 이용해서 그려낸 꽃무늬와 비즈를 사용해서 서각과 접목하기를 구상중이다. 15년 전 서예를 시작한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임에도 시간을 쪼개 매일같이 붓을 잡고 서각을 한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붓을 잡은 적이 부지기수고, 밤을 새워 서각을 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잔잔함 속에 녹아있는 예술에 대한 갈망, 그녀의 작품 활동에 밑거름 되다
처음 호산 김주연 작가를 만나면서 서예에 대한 갈망이 깊어졌다면, 잔잔한 그녀의 성격은 지금껏 그녀가 작품 활동을 해오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서예를 처음 배우던 시절 한 달 동안 똑같은 자음과 모음만 써내려갔다는 그녀,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무도 저에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는 말을 해주지 않았어요”라고 대답하는 그녀다. 느긋이 붓을 잡고 서예를 즐기듯 연습했던 그녀는 탄탄한 기본기를 가지게 되었다. 잔잔함 속에 녹아있는 예술에 대한 갈망, 그녀가 예술 활동을 펼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밑거름이 되었다.
2001년 서예와 서각을 시작한 그녀는 2008년 대한민국화홍시서화대전 공모전 참여를 시작으로 2011년 대한민국화홍시서화대전 대상, 대한민국 새천년 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서법예술대전 초대작가 및 서예사범자격증, 사)대한민국 전통공예대전 초대작가, 사)한국서화협회 – 문화체육관광부등록 제24호 캘리그래피 명인 인증, 대한민국미술대전 전통공예부문 서각부문 초대작가-사)한국미술협회, 제 12회 한중일 대한민국동양서예대전 – 문화체육부 장관상 등 정부후원 전국대회 및 시도전 단체의 작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총 200회 이상, 매년 개인전과 6회 이상 단체전, 초대전을 열고 있는 그녀는 현재 전승조교로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각종 대회의 심사위원 활동과 더불어 고려대, 각종 공개강좌 등을 통해 다양한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21년 서각 명인 인증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 내년 4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개인전을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권 작가는 “일반인들도 전통미술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한복도 개량한복으로 변형되어 전통의 맥을 이어나가듯, 전통예술의 맥도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저 또한 평생 작품 활동을 통해 전통예술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설 것이다”라고 전했다.

신태섭 기자 tss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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