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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악기 가야금에 사람들이 푹 빠져요!”

기사승인 2020.04.24  10: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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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부하고 아름다운 소리 ‘25현 가야금’의 매력

   
▲ 서경주 가야금 연주자

“행여나 다칠세라 / 너를 안고 줄 고르면 /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이는 전통 악기 ‘가얏고’ 의 가락을 시조 시인 정완영이 <조국>에 담아 한국적 정서를 비유한 것이다. 가야금의 우리말인 ‘가얏고’는 소리가 매우 영롱하며 섬세하며 여성스런 악기다. 이런 가야금이 ‘개량가야금’ 인기와 맞물려 전 세계 악기들과 나란히 하며 내노라 하는 연주자들에 의해 더욱 풍부한 음으로 전달되고 있다. 이에 본지가 4월의 초대석을 마련해 우리 소리의 명인 ‘서경주’ 가야금 연주자를 만나 보았다.

12현에서 25현까지 화려하며 풍부한 ‘가야금’ 소리.
국악에서 대중적으로도 친숙한 가야금은 혁신적인 변화를 거친 악기다. ’가얏고‘ 라고 일컬은 가야금은 사부(絲部:울림통에다 명주실로 꼰 줄을 얹어 만든 악기)에 속하는 우리의 전통 현악기로 통상 오동나무 공명 반에 명주실을 꼬아서 만든 12줄을 세로로 매어 줄마다 안족(雁足:기러기발)을 받쳐놓고 손가락으로 뜯어가며 소리를 낸다. 가야금의 종류는 점점 다양화 되었는데 풍류가야금(風流伽倻琴)은 법금(法琴: ‘정식 가야금’이라는 뜻) 또는 정악가야금(正樂伽倻琴)이라고도 하며, 가장 기본적이면서 오래된 형태의 가야금을 말한다. 산조가야금은 기악 독주곡인 산조(散調)를 비롯하여 민요‧병창‧시나위 등의 민속악 연주에 두루 사용되는 가야금 이다. 가장 많이 연주되는 가야금산조는 북이나 장구 장단에 맞춰 홀로 연주하는 민속 음악 양식으로, 즉흥연주라고도 하지만 실제는 “흩어지는 가락”이라는 뜻을 지닌다. 그 가락은 시나위에서 발전한 것으로 전라도의 남서부지역에서 무속 의식을 치를 때 연주되는 즉흥곡의 한 형태이다. 또한 개량이 되면서 ‘25현 가야금’은 서양악기에 비유하자면 하프 소리와 비슷하며 줄 수와 재질, 현 얹는 법, 공명통의 구조, 음역과 음량 등을 개선한 가야금을 말한다. 이는 20세기 중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는데 줄의 수에 따라 폭 넓게 발전되었고 일부는 표준 가야금으로 정착했다. 특히 뒷 판을 밤나무 대신 오동나무를 사용해 음색을 개선했고, 줄도 명주실과 강선을 혼합해 음량을 확대하고 반주 및 창작 음악에 적합하도록 했다. 현재 산조와 정악에는 12현 가야금, 창작곡에는 25현 가야금 사용이 보편화 돼 있지만, 이전에는 연주자나 악기 제작자에 한해 개량 가야금이 개별적으로 선 보이곤 했었다.

재능에 더한 사사(師事)... 차세대 ‘가야금 명인’에 올라.
현재 전통 음악가들 중에는 기량 있는 음악가들이 많다. 가야금 연주자 서경주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녀가 가야금에 손댄 것은 올해로 20년째. 12현 가야금과 25현 개량 가야금 등을 다루며 아름다운 우리 소리를 들려주는 연주자로 이미 정평 나 있다. 가야금산조 같은 독주뿐만 아니라 무용 반주나 시나위 합주 같은 앙상블에도 대단한 기량을 갖는 그이다. “25현 가야금은 대부분 12현 가야금을 공부한 이후에 배우기 시작해요. 기본은 정악, 산조가야금이기 때문에 가야금에서만 나타낼 수 있는 성음의 기량을 많이 닦아야 합니다. 25현 가야금은 12현 가야금으로 개량된 악기입니다. 풍부하고 많은 소리를 낼 수 있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거나 여러 악기와 중주를 하기에 매우 편합니다.하지만 전통적인 원형의 깊은 선율은 오랜 시간동안 보존되고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경주는 전남 광주에서 체육 교사인 아버지와 예술에 조예 깊은 어머니 사이에 2남 1녀의 첫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 피아노를 먼저 배웠다. 그녀는 어머니의 예능적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듯하다. 어머니도 젊은 시절 발레, 판소리, 가야금을 다룬 다재다능한 예능인으로 대금 연주자 이생강 선생, 가야금 명인 임경주 선생들과 친분이 있었다. 특히 어머니는 임경주 선생이 가장 아끼는 제자였다고 한다. 이런 인연으로 서경주는 어느 날 어머니 손에 이끌려 임경주 선생을 만나며 자연스레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가 중학교 2학년인 15살 무렵이었고 이후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특히 그녀의 스승님인 임경주 선생은 전주대사습대회에서 기악부 장원을 했고, 제4회 전통공연 예술경연대회에서 종합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도 있다. 국악을 알리기 위한 영재교육에도 남다른 정열을 쏟으며, 이 시대 몇 명 되지 않는 전통을 고수하는 국악인으로 알려져 있다. 서경주는 선생님과 이름이 같아 결례가 될까 봐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이름 대신 별명인 ‘콩세’로 불리었다. 선생과의 동명으로 웃픈 일화가 있지만, 어찌됐든 그녀에겐 사제지간을 떠나 부모와 같은 존재나 다름없었다.

굵직한 무대 협연 등 풍부한 연주 경험에 학교 출강도.
사실 예술가로 한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인 동시에 엄청난 고생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가운데 서경주는 국악인으로 누구보다도 많은 심혈을 쏟아 가고 있다. 그녀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한국음악과를 졸업한데 이어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국악관현악과와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한 후 졸업했다. 여러 국악관현악 단체들과 굵직한 협연들을 비롯해 초청공연, 독주연주회 등 전국과 해외를 무대로 한 연주회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무대에서 스승님에 못지 않게 얼마나 많은 음악적 기량을 선보였는지 헤아릴 수가 없다. 또한 가야금 외에 철현금까지 다양한 연주 실력을 갖추고 있다. 가야금 명인들은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가락을 토대로 자신의 독특한 가락을 첨가하여 자신의 고유한 가락을 남기는데, 이를 ‘류(流)’ 또는 ‘바디’라 한다. 수많은 시간을 갈고 닦으며 경지에 오를만한 실력을 갖춰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경주는 인터뷰 말미에서 몇 년 전에 ‘고향의 봄’을 가야금으로 연주했을 때를 떠올리며 “벅찬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서경주는 스승에게 철저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음악을 배웠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제자들을 가르친다. 수업에 있어서 우선시 되는 것은 인성과 예절을 기본으로 여기며 학생들과 많은 소통을 해나가는 그런 애틋한 선생님이기도 하다. 그녀는 그간의 음악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연주에 깊은 고민을 하는 듯하다. 가야금 연주자 서경주는 “올해는 새롭게 도약하는 시간으로 삼아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면서 지금까지 해온 연주를 되돌아보고 나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연주자로 노력을 쏟으려 한다”고 밝혔다.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소리를 더 많이 들려주길 기대하며 그녀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본다.  

홍기인 기자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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