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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장수 김치전' 작품 라인업을 살펴보자!

기사승인 2020.11.03  15: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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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령 고개를 넘다보면, 본가에 다녀온다던 신랑을 기다리던 신부가 기다림으로 키웠을 것 같은 고랭지 배추가 꽃처럼 피어있습니다. 돌아올 신랑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어버린 신부가 담았던 살얼음 동치미와 사과물김치 그리고 갓김치, 특히 꽃처럼 피었던 고랭지 배추를 봅니다. 천연양념과 버무려 동굴에서 자연 숙성한 김치의 깊은 맛은 어쩌면 기다림과 그리움의 맛일 겁니다.

그 어떤 음식보다 건강하게 장수 할 수 있는 마음이 담긴 김치는 소고버섯, 매실, 까나리액젓, 멸치 새우젓을 배합하여 밥상위에 붉은 꽃으로 다시 피어납니다. 아마도 신부가 신랑 밥상위에 올려주고 싶은 정성일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신부의 마음이 가족을 위해 김치를 담그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마음일 듯합니다. 작가는 장수 김치전에서 배추꽃들을 피워 도회지로 나간 자식이 건강하게 찾아오길 바라고 기다리시는 우리 어머니들께 바치고자 합니다.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장수미술관 1·2관에서 김치 유산균 작가 송보영 화가의 ‘장수 김치전’이 열릴 예정이다. 김치만이 갖고 있는 회화적 요소를 드러냄과 동시에, 김치 캐릭터를 중심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김치화가 송보영 작가가 약 10개월에 걸쳐 준비해온 전시회이기에 더욱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장수 김치전 전시회를 앞두고, 눈여겨볼만한 송보영 화가의 작품 몇 점을 함께 소개한다.

 

 

   
 

조그만 텃밭이 보이는 2층 작업실에서 전시를 준비하며, 꽃처럼 피어난 배추밭을 보면 어릴적 텃밭에 배추를 길러 정성껏 김장을 담그던 어린 시절이 그대로 떠오르며 나만의 시간여행을 하곤 한다.

종가집이었기에 300포기의 김장을 대가족이 모여 담그던 모습이 교차한다. 실제로 ‘그리움’ 그림은 어원적으로 볼 때 모두 동사 ‘긁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동사 ‘긁다’에서 ‘그리다’라는 말로, 그리고 ‘그리다’에서 그림, 글이 파생된 것으로 본다. 그림과 그리움은 참 닮았다. 작가의 그리움은 ‘그림’이 되었고 그 그리움 가운데 활짝 핀 배추를 보며 생각하게 되었다. 장수에서 보았던 드넓은 배추밭은 마치 어머니의 품같이 느껴졌다. 배추를 마음속에 담아 그리움으로, 꽃으로 담을 수 있는 작가라는 직업이 참으로 감사했다.

송보영 화가의 ‘그리움 꽃으로 피어나다 1’은 배추 자체를 꽃으로 보고, 더욱 그리움을 환기시켰다. 자연과 햇살, 공기와 사람의 정성이 함께 만나 배추가 피어지는 것처럼 노랑과 파랑이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초록색을 띄고 있는 모습이다.

 

 

   
 

​초록색 배추를 씻고 절이고 갖가지 양념이 더해져 빠알간 속이 채워지며 꽃처럼 예쁜 정성 가득한 김치로 우리의 밥상에 꽃이 피게 된다. 작가는 우리네 엄마들의 정성과 사랑으로 피워낸 김치를 사랑하고 좋아한다. 재료의 특성과 시간(기다림)으로 빚어낸 김치를 통해 인생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제각기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와 닮아있진 않을런지..

​이번 전시회의 메인 작품인 ‘그리움 꽃으로 피어나다 2’는 초록색의 배추에 고춧가루와 새우젓, 까나리액젓과 같은 양념들이 적절히 곁들여진 모습이다. 빨갛게 피어난 배추는 뜨거운 사랑과 정성을 뜻하고 있다. 송보영 화가는 이 작품이 메인 작품으로 선택된 이유에 대하여 전시회가 개최되는 장수군의 ‘장수’처럼 건강함이 피어남을 붉은 색깔로 연결시켜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이 작품을 채택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과에는 식이섬유인 팩틴이 있어, 대장 건강 및 면역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사과에 들어있는 유기산은 몸안에 쌓여있는 피로 물질을 제거해주기에 사과김치는 속도 편안하고 영양 불균형을 해소시켜주는데 특히 좋다.
사과 김치는 새콤 달콤하고 시원한 물김치(나박김치)에 사과를 주 재료로 하고 미나리, 실파, 쪽파, 당근, 마늘, 생강이 들어가며 담근 후 바로 먹을 수 있다.

사과를 김치로 담았을 때, 당연히 다른 김치와는 특성이 또 다를 것이다. 특히 전라도 지역에선 사과가 유명하고 그 양도 많기에, 사과를 물김치로 담가서 먹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장수의 지역적 특성을 잘 고려하여 선보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장수 지역에서 재배되는 고랭지 배추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게 특징이다.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자라는 고랭지배추는 쉽게 무르지 않고 저장성이 좋다. 특히, 장수지역은 남쪽 지방에서는 드물게 해발 400m이상의 고랭지이며 물맑고 공기 좋은 청정지역이다. 장수 김치맛은 당연히 맛있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해발 400m이상에서만 자라는 고랭지 배추김치는 곧 자연적인 조건이 허락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의미에서 송보영 화가는 보다 한국적인 표현을 선택했는데, 그 표현이란 바로 자연스러운 번짐과 스며듦이었다. 다시 말해, 억지로 표현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방법을 선택했다. 마지 숱한 바람과 공기, 햇빛을 받으며 고난을 잘 이겨낸 장수의 고랭지배추 처럼 말이다.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아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잘 먹을 수 있는 장수백김치는 장수만의 속이 꽉 찬 고랭지 배추김치의 진면모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예로부터 장수촌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천연재료만으로 김장을 담그며 상부상조했다고 하는데, 70년째 그 자연숙성의 맛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100% 손수버무림 작업만으로 만들어 손맛이 더욱 느껴지는 백김치다.

마치 '김치 속으로 들어가는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긴 작업이었다고 송보영 작가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녀는 느꼈다고 한다. 어쩌면 작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가고, 발견하며, 소통하는 행위이지 않은가 라고 말이다. 송 화가의 말을 빌자면, 김치는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알 수 있는게 참 많은 음식이다. 마치 어머님들이 이런 행복한 마음으로 그 옛날 김치를 열심히 담궜던 것은 아닐까. 

지윤석 기자 jsong_ps13@naver.com

<저작권자 © 파워코리아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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