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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아서 그려왔던 김치그림, ‘어느 지역 김치라도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

기사승인 2021.08.18  10: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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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그림 작가 송보영 화가 인터뷰

 

   
 

김치그림 및 김치유산균 작가 송보영 화가의 2021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대전시 미술대전 참여에 이어 공공미술 콜라보 작업과 일상을 가득 메우는 각종 강의까지, 어떠한 텀도 없이 일상을 알차게 채워가고 있다. 어느덧 하반기를 향해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 그녀는 늘 한 해의 마무리를 장식했던 개인전 준비를 위해 다시 신발끈을 조일 예정이다. 작년에 높은 호평을 받았던 장수미술관 송보영 김치전의 영향으로 그녀만이 선보일 색다른 김치그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직접 그녀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김치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는 타이틀로 본지와 인연을 맺게 된지 꼭 일년째가 됩니다. 작가님의 작업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송보영 화가.
아무래도 더욱 다양한 방식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것이 변화된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더 찾길 원한다고 할까요? 바로 작년까지는 어떻게 하면 더 김치를, 혹은 김치유산균을 잘 그리고 표현해낼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면,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욱 새로운 것을 도전해볼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나름 색을 바꿔보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물을 흘려보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Q. 보통 일년에 초대전 한번, 개인전 한번과 같은 형식의 루틴을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전라도 장수미술관에서 송보영김치전을 진행한 이후로, 어느덧 두 달 뒤면 평택비전도서관 비전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계시기도 하구요.
송보영 화가.
시간이 참 빠르게 느껴지네요. 지난해 장수미술관 개인전에 이어, 올해 맞이하는 평택비전도서관 비전갤러리 개인전 역시 상당히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서관이라는 전시환경도 저에겐 첫 경험이다보니 설레는 마음이 더욱 큰 것 같아요. 같은 이유로 요즘은 경기도 특유의 김치 특징에 대해서 주로 연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자님도 아시다시피, 경상도김치, 충청도김치, 전라도김치 모두 특성이 다르고 각각의 개성이 있다보니, 전시회 작품을 준비하면서 각 특성들을 골똘히 연구하는 것도 오로지 저의 몫입니다. 경기도는 특히 석류김치부터 시작해서 순무김치, 비늘김치, 보쌈김치 등이 유명하죠.

 

Q. 특별히 김치그림 작품라인업에 있어, 요즘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송보영 화가.
오히려 지금까지의 김치그림은 실물에 거의 근접한 구상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김치를 이루는 재료적 특성들을 반구상 형태로 표현해보려 계획 중입니다. 물론 유산균그림처럼 완전한 비구상으로도 생각을 해보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을 바라보는 분들과 어우러지는 소통이기에 아직은 대중적인 시선에서 반구상적인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추를 보면 마늘 결 같은 부분이 있잖아요? 김치와 함께 버무려진 마늘, 대파 등에 반구상적인 느낌을 많이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또 한가지 이전과 비교하여, 일종의 여유있는 느낌을 더 부여하려고 합니다. 작품을 표현하는 작가로선 사람들이 편안해 할 수 있는 여유를 한 켠 남겨두는게 때론 작가의 능력이라고도 생각해요. 그대로 실물을 구현한다기보다, 김치그림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느껴지는 포인트가 더욱 풍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 인터뷰에도 이야기했지만 저에게 김치는 곧 어머니의 사랑, 진한 모성이었기에, 새롭게 선보일 김치그림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고 행복해졌으면 해요.

 

   
 

 

Q. 저도 일년을 줄곧 작가님을 보아왔지만, 참 변함없는 가치관을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송보영 화가.
그런 편인가요?(웃음) 사실 늘 여전하긴 해요. 우선적으론 그림을 보는 사람 뿐만 아니라 그리는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기계적으로 그리면, 마치 ‘무조건 잘 그려야 된다’ 이런 단계에서 머무를 수 밖에 없어요. 무엇보다도 표현하는 입장에서 소재를 찾아가는 행복한 재미를 느끼고, 그로 말미암아 대중과 소통할 수 있으며 최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습니다.

Q. 지난해 개인전 이야기를 좀 더 해보죠. 사실 송보영김치전에 대한 반응이 무척 좋았기에, 올해 개인전에선 그에 따른 부담감은 없는지요.
송보영 화가.
무엇보다도 장수를 대표하는 김치인 사과김치 등을 따로 작업할 수 있어,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그저 저는 제가 좋아서 그린 것 뿐인데, 오히려 미술관 측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써줘 감사하다고 해주시더군요.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어느 지역 김치라도 소통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함께 들었던 것 같아요. 앞서 잠시 이야기했듯 김치도 지역마다 모두 다르잖아요? 전시회가 열리는 해당 지역에서 줄곧 생활하신 분들은 ‘우리 동네에서만 맛보는 김치도 그렸네?’ 하시면서 더욱 반가워하시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어요. 가장 처음엔 막연히, 손이 가는대로 이것도 그리고 저것도 그리곤 했지만, 특히 작년 장수미술관 전시회를 준비하며 그 지역에 대해 집중하여 연구하다보니 더욱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김치를 담는 항아리조차도 ‘중부지방은 중간부분이 약간 통통하고, 추운지역은 항아리가 길며, 더운 지역은 반대로 중간부분이 짧다’와 같이 특징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것도 정말 흥미로웠어요.

 

   
▲ 청주 문인화가 지숙자 작가와 함께

 

Q. 국내에 몇안되는 김치를 그리는 작가님이시죠. 김치유산균은 거의 유일하게 작업을 하는 분이시기도 하고요. 흔히 우리나라를 해외로 소개할 때도 ‘김치’가 손꼽힐 때가 참 많은데, 그럴때마다 느껴지는 자부심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송보영 화가.
올해 전반기만 해도 김치 중국어 표기와 관련하여 논란이 있었죠. 당연히 김치는 대한민국의 것이고 우리의 것이기에 더욱 열심히 해야지와 같은 일종의 결심이 서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면에서 지난해 송보영김치전이 저에겐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된 듯 합니다. 생각보다 정말로 많은 우리나라 각 지역의 김치들을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요. 만약 저의 거주지이자 활동지인 청주에서, 또는 대전에서만 작업을 이어나갔으면 이렇게 다양한 지역의 김치들을 작업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지금도 하곤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새로운걸 알아가게 되는 과정이 매번 참 행복하구요. 나의 김치그림에서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하고 필요할지 그런 보완점들을 검토할 수 있는 계기를 지속적으로 맞이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Q. 평택도서관 비전갤러리 전시를 앞두고, 연구 중이신 경기도김치의 특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신다면요.
송보영 화가.
경기도김치는 깔끔하면서도 담백하고 한편으론 고급스러운 면이 있어요. 경기도 서북부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산물인 순무김치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석류김치 등은 경기도김치의 대표적인 명물이죠. 이번엔 구상과 반구상으로 약 20점 정도를 전시할 예정입니다. 물론 갤러리에서의 전시도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지역관객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한다는 것이 참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무언가를 나누려면 그저 내것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포용할 수 있는 어떤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좋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귀한 기회를 갖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의 김치그림은 조금씩 변화해갈 겁니다. 앞으로 추상 또는 비구상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앞서 여러 번 이야기한대로 무리하게 변화를 꾀하기보단 대중들과 서로 호흡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중시할 예정입니다.

Q. 끝으로 이 지면에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송보영 화가.
글을 쓰는 사람은 글로, 화가는 그림으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거잖아요. 물론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이 작업은 정말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길인 것만 같습니다. 때론 새로운 것을 찾아가고 오랜 시간 연구에 몰두하면서 말이죠. 이야기가 나온 김에, 김치그림에 대해 좀 더 하고 싶은 말을 덧붙이고 싶어요. 김치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무형문화재입니다. 어쩌면 우리네 어머님들처럼 늘 일상 속에 존재하기에 당연하게 여길 진 모르겠으나 사실은 더욱 지키고 계승되어야 하는 우리 고유의 대표적인 문화이기도 하죠. 요즘은 트로트나 케이팝 등이 더욱 유행을 타고 있지만, 저는 그 뒷 켠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국악 또는 민요 등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잊혀져가는 것들을 당연히 보존해야 하는 것은 곧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 모두, 우리 것을 지켜나가야 하는 지킴이로서 보다 값지고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예요. 저에겐 그 일이 지금과 같은 김치그림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일일 것 이구요.

 

* 송보영 화가 프로필

현) 한국미술협회
대전미술협회, 대전사생회
대전구상작가 협회, 대전미협 여성특별위원회

충북대 평생교육원 수채화 강사
충북교원 예술 연구회 강사

E:songboyung@naver.com
 

지윤석 기자 jsong_ps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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