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뉴시스] |
[서울=파워코리아데일리] 백종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두 달 만에 공식적인 만찬을 가졌지만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진 분위기다. 친한동훈(친한)계에선 한 대표가 제대로 된 발언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반면 친윤석열(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충분히 기회가 있었음에도 스스로 말을 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25일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가 '한 대표가 인사말도 못 했다는 보도가 나온다'고 묻자 "한 대표는 바로 대통령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말도 못 하게 막는 분위기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발언을 하려고 하면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한 대표 스스로 이 자리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것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분위기는 어땠나'라는 취지로 질문하자 "주관적일 수 있지만 대통령도 한 대표를 배려하면서 이야기를 꺼내고 (만찬을) 진행해 갔고, 한 대표도 중간 중간에 호응하는 말을 하는 걸 보고 서로가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만찬 직후 한 대표가 재차 독대 요청을 한 것에 대해서는 "양쪽이 다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야기는 충분히 했는데 귀를 닫고 있더라 이렇게 이야기가 되면 대통령이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지 않나. 만약에 수용하면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굴복했다는 프레임을 씌울 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반복되면 독대 요청을 하는 것이 나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것이라는 오해가 쌓일 수 있다"며 "한 대표도 지금 이 국면이 계속되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가도 또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만찬에서 한 대표에게 발언 기회가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친한계로 꼽히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대표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한 대표는 말할 기회를 기다렸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한 대표가 일찍 갔다. 혹시라도 독대를 안 한다고 했지만 대통령이 좀 일찍 와서 '한 대표 나하고 잠깐 얘기합시다.' 이런 상황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고 했다.
당초 윤 대통령이 도착할 것으로 알려진 시간이 6시 20분에서 30분 사이였고, 한 대표는 6시께 만찬 장소에 도착해 기다렸다는 게 김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고, 만찬 진행 중에도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인사말로 한마디씩 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나아가 의정 갈등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상황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 것 같다"며 "대통령실과 당에서 특히 한 대표와 대통령이 지금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예를 들면 의정 갈등에 대한 상황 인식도 완전히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나 당의 입장에서는 이게 굉장히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라는 입장인 것이고, 대통령과 그 주변에 있는 참모들은 개혁이니 그냥 밀고 가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했다.
친한계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독대가 필요하다면 두세 번이라도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의 입장도 있을 것이다. 당대표와 대통령이 만날 때는 단순히 편안한 만남이 아니라 여러 해석이 있고 의미를 부여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형식에 관계 없이 자주 보면서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백종원 기자 bridgeko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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