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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열사 모친 장례에 조문 이어져...6월 항쟁 기억하는 사람들 잇따라 추모

기사승인 2024.04.18  17: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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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뉴시스]

 [서울=파워코리아데일리] 백종원 기자 = 고(故)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씨 장례 이틀째인 18일 빈소에 시민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 열사는 1987년 1월 공안 경찰에게 연행돼 물고문을 받다가 숨졌다. 이 사건은 전두환 독재정권을 무너트린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어머니 정씨의 빈소에는 6월 항쟁에 참여한 시민과 지인들, 아들 박 열사의 서울대 후배와 동지들이 잇따라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6월 민주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국본)의 상임 공동대표로 투쟁 최전선에 섰던 지선스님은 빈소를 찾아 "나는 종철이 덕분에 살아 있다"고 말했다.

지선스님은 1987년 6월10일 성공회 성당에서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 지명에 대한 무효 선언문을 낭독하고 경찰에 체포돼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갔던 인물이다.

그는 "난 그때 서대문 형무소에 갇혀서 재야인사들과 마주 보고 앉아 '오늘 우리를 죽이나'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터지면서 풀려나왔다"며 "6·29 민주화 선언을 이끌어 낸 게 종철이다. 이한열, 박종철 열사 두 사람은 우리나라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강조했다.

고인과 지인이었던 무정스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고인이 한 많은 세상을 사셨는데, 한 맺힌 것 없이 잘 가셨으면 좋겠다"고 명복을 빌었다.

서울대 자율전공학부 4학년 조재현(24)씨는 "작년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낼 때 관악구에 박종철센터가 설립됐다"며 "어머니께서도 많이 관심 갖고 노력해 주셔서 선배님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조문을 오게 됐다"고 말했다. 20학번인 그는 84학번 박 열사의 36년 후배다.

조씨는 "대한민국이 이렇게 민주화가 되고 저희가 대학에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건 선배님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저희가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조씨는 박종철 기념사업회 일로 정씨 생전 자주 교류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조씨를 보며 "귀여운 후배가 왔다"며 반겼다.

서울대 총학생회도 이날 저녁 정씨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군부독재 시절을 기억하는 일반인들의 조문도 잇따랐다. '경적시위' 운전자들, '넥타이부대' 회사원들은 6월 항쟁의 한 축이었다.

이날 빈소에선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맨 초로의 남성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대부분 조용히 조문만 하러 왔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자신을 박 열사 선배라고 소개한 김찬훈씨는 "종철이가 죽기 전에 (민주화 운동으로) 제가 오랫동안 숨어 있었다. 종철이네 형님댁에서도 지내서 각별한 사이"라며 "자식이 죽은 한을 품고 가셨을 것 같아 많이 침통하다"고 밝혔다.

서울에 사는 손모(47)씨도 "40년 전 아들을 잃고 어떻게 사셨을지 마음이 아팠다. 집이 근처라서 가시는 길에 인사라도 드리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이선주 성동구청년회 이끌림 회장은 "아침에 국회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1인 농성을 하다가 왔다. 어머니가 물밑에서 열심히 노력하셨는데,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21대 국회 내에서 법이 꼭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육성철 국가인권위원회 홍보협력과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민주화운동기념관 같은 업무를 담당할 때 (어머니로부터) 여러 의견을 들었다"며 "어머니께서 80년대 말 유가족협의회에서 열심히 활동하셨던 분인 만큼 애도를 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발인은 오는 19일 금요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후 모란공원이다.

백종원 기자 bridgekorea@naver.com

<저작권자 © 파워코리아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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