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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개선으로 천일염 품질 향상에 앞장서다

기사승인 2024.04.23  13: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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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급 천일염 생산을 목표로, 5만평 규모 친환경 개선 전 과정 전통방식으로 생산, 품질 더 한층 높아질 것

   
▲ [사진 = 태평염전]

전남 신안군 증도는 아시아권 최초의 슬로시티이며 유네스코에 생물권 보전 지역 및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자연의 보고이자 천혜의 소금 생산지이다. 특히 이곳에 단일염전으로 국내 최대 규모(140만 평)의 태평염전은 연간 16,000톤의 천일염을 생산하며 우리나라 천일염 생산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으로 명성이 높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평염전에서는 소금의 역사뿐만 아니라 염전, 갯벌 생태계 체험 등을 해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생산방식과 전체 공정까지 개선, 최고 품질의 천일염 선보일 것
태평염전에서 3대째 가업을 이으며 49년간 양질의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는 박형기 소금장인은 국산 천일염의 품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인물이다. 최근 그의 화두는 염전시설을 한층 더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는 일이다. 현재 5만평의 기존 염전을 갈아엎고 새롭게 개선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이곳 천일염은 이미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우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박형기 소금장인은 이보다 몇 단계 높은 최고 품질의 천일염을 생산하여 제품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 건강과 깐깐해진 소비 트랜드를 함께 견인하겠다는 포부다.
올해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현재 5만 평의 기존 염전에서 쓰였던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고 여기에 고가의 친환경 자재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국내 염전 중에서도 이처럼 대규모로 개선이 이루지는 곳은 저희가 유일하다”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염전 개선작업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누군가 먼저 시작하지 않으면 국내 염전 업계의 발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염전 개선과 함께 생산방식과 전체 공정까지 모두 바꾸어 최고 품질의 천일염을 선보일 계획이다. 개선된 염전에서는 1년에 40회만 천일염을 생산할 방침인데, 이는 기존 연 120여회 대비 무려 80회 줄어든 수치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이를 통해 소금의 품질 개선은 물론 기존보다 20% 증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 [사진 = 태평염전]

토판염, 비온 뒤에 첫 수확한 소금... 전통방식으로 천일염 품질 차별화 노력
박형기 소금장인은 그동안 국산 천일염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며 고품질의 소금을 생산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의 10만 평 염전에서는 전 과정을 전통방식으로 생산한다. 그중에서도 소금 중의 소금으로 불리는 토판염은 고급 장류 제조 등 특수 직종의 소비자들로부터 ‘확실히 맛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토판염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모든 공정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는 전통방식은 고된 일이지만 더 좋은 품질의 천일염을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지켜야 할 우리의 소중한 유산이고 우리의 숙명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비온 뒤 첫 수확한 소금을 연간 4만 가마(1가마 20kg)를 생산하여 국내 시장에 공급한다. 신간수로 생산하는 이 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낮고 맛이 부드러운게 특징이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개선된 염전에서는 이보다 더 품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신안 천일염산업 특구 지정, 실질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해
신안은 우리나라 전체 천일염 생산량의 약 80%를 책임지고 있는 천일염 메카다. 정부는 신안을 ‘천일염 산업 특구’로 지정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천일염 생산 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염전농가가 당면한 최대 문제와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해결 방법에 대해 박형기 소금장인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하)

 

   
▲ [사진 = 태평염전]

염전산업 1차 산업으로 분류되어야
먼저 이 업계의 전반적인 문제로 화두가 되고 있는 게 종합소득세다. 현재 농업, 어업 등 1차 산업은 종합소득세를 면제받는다. 그러나 우리는 어업이나 식품과 같은 1차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에서 광업이라는 지구상의 분류기호를 따른다. 이 때문에 종합소득세 부담도 큰데다 노후된 염전 개선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까지 떠 안으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소비되는 천일염 중에서 국내산은 38%, 이중 20%는 전국 880여 곳의 염전에서 생산된다. 62%는 수입품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정책적, 수익적인 문제로 인해 해마다 천일염 생산을 중단하는 염전농가가 늘면서 국내 염전은 현재 5년 전에 비해 무려 50%나 감소한 상태다. 폐 염전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이대로 진행되면 우리나라도 결국 대만처럼 염전이 소멸될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말로만 어업인이고 식품이고 하지 말고, 천일염 생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서 실질적인 세제 개선과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천일염 정부 수매정책으로 가격안정제 확보되어야
더 큰 문제는 천일염 가격의 폭락 폭등이 반복되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2021년에는 천일염 생산 원가가 20kg당 1만6천원일 때 산지 판매가는 2천원을 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이럴 경우 천일염 생산농가는 인건비도 못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지난해엔 생산량이 현저히 떨어진데다 일본 발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가격이 폭등했고, 지금은 비수기인데도 높은 가격대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는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정책적 잘못도 크다. 그동안 농산물, 공산물처럼 천일염 정부 수매 정책을 통해 가격안정제를 갖춰 달라고 정부에 끊임없이 요청해왔지만, 전체 생산량의 1% 정도만 수매하는 단발성 처방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회피성 처방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생산자 소비자 모두의 부담만 가중될 뿐이다. 지난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금 값이 폭등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가격이 정상적인 가격인 것이다. 소비자가 6만원짜리 소금을 사면 4인 가족이 1년을 먹는다. 이는 1인당 하루에 40원인 셈이다. 가장 싼게 소금이다.

 

   
▲ [사진 = 태평염전]

값싼 수입산이 신안 천일염으로 둔갑, 불법 유통 근절시켜야
또 다른 문제로 정부에 수차례 항의하고 있는 것은 값싼 중국산 소금이 신안 천일염으로 둔갑돼 판매되는 행위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이 같은 불법 행위는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국내 천일염 생산자의 기반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국내 천일염 산지에 직접 구매 문의가 늘고 있지만 이 조차도 믿지 못하고 수차례 확인하는 게 현실이다. 이를 막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부가 원산지 표시 의무 위반, 수입 물품 불법용도 전환에 대한 관리 감독과 처벌 규정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


염전 개선 작업에 막대한 비용 소요, 정부의 실질적 지원 절실
무엇보다 염전농가가 가장 어려운 점은 염전 시설 개선에 드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다. 정부 요구 조건에 맞추어 염전 품질을 개선했음에도 정부의 지원은 미비하다. 신안지역만 해도 염전농가들이 400헥타르를 개선하는데 정부에서 불과 20헥타르만 지원되는 수준이다.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기본 먹거리를 생산하는 중요한 산업인 만큼, 정부 향후 5개년 육성사업에 선제적으로 반영하여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규모의 지원을 당부한다.

 

   
▲ [사진 = 태평염전]

국민 안전 책임지는 정부에서 적극 나서야 염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 가능
박형기 소금장인은 “이런 부분들에 법 개정 등을 통해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선행되면, 국민의 기본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국내 천일염 생산 농가가 안정을 찾고 염전 산업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 또한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자연보호구역을 지정하는 것처럼 염전보호구역을 지정하면 더 이상 염전 산업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정책을 과감히 펼쳐 달라. 이것은 최근의 천일염 대란을 막을 수 있고 천일염 생산자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유명무실해져 가고 있는 천일염 인증기관들이 하루빨리 활성화되어 생산자들이 마음 놓고 품질 인증을 받고, 소비자들은 인증 받은 천일염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지역 경제 사회 발전에 헌신, 5월 3~10일 증도 삼색꽃 축제 개최
최근 아들이 가업을 이어 받으며 4대째 천일염 생산을 이어가는 박형기 소금장인은 후계자 양성 교육 또한 염장인들이 당면한 중요 과제라며, 유럽 국가들처럼 정부 차원에서 염장인 양성 교육 기관을 설립하여 후계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적 토대를 마련해 주길 당부했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약 11년간 (사)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며 950여 천일염 생산자 회원들의 권익 보호와 신안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기여함은 물론 신안군 증도발전협의회 회장으로서 지역 경제 사회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편, 증도에는 113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순수 비영리 민간단체가 있다. 이 단체에서는 오는 5월 3일부터 10일까지 태평염전 일대 ‘삼색꽃’ 축제를 개최한다. 4만평의 습지에 펼쳐진 소금꽃, 유채꽃, 삐비꽃의 아름다운 향연을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천일염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박형기 소금장인은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에 직결되는 천일염을 다양한 소비자가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품질 향상에 힘쓰며 국내 천일염 생산자들의 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헤레나 기자 hywon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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