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지숙자 화가] |
“매화 등걸에 새봄이 오듯 꿈의 향연속을 82km로 언덕을 넘고 있지만 아직은 18세 낭랑소녀의 감정으로 붓질을 하고 있다. 전통문인화에서 추상현대한국화로 그 가치의 미를 표현하고 있으니 나날이 새롭고 희망적이며 기쁨의 거룩함 속에 이것이 생명력이고 숨통 트이는 자아를 뽐내려는 열정인가 싶다. 화면에 뒤틀린 늙은 나무 성긴 표면에 억세고 기운한 듯 하나 먹구름처럼 역경을 헤치고 소담하고 부드러운 분홍향기가 2m가 넘는 큰 화폭 위를 향연으로 뷔치인다. 고난 속에 매화꽃을 피워내는 분토설향으로 지금껏 지켜온 화가의 인생처럼”(지숙자 화가의 작가 노트 중에서)
전통문인화 방식에서
추상 현대 한국화로
지숙자 문인화가가 지난 달 24일부터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코리아아트페스타 대한민국 미술인 비상(飛上)전에서 부스 개인전을 진행했다. 코리아아트페스타는 지난 2010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만여명 이상의 작가가 참여를 한 국내 최대의 미술인 전시행사다. 같은 이유로 올해 13번째를 맞이하는 코리아아트페스타-대한민국 미술인 비상(飛上)전 또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대한민국 미술인 비상(飛上)전을 통해 기존의 전통문인화 방식에서 추상 현대 한국화로써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지숙자 작가의 작품은 이번 전시의 백미였다. 지숙자 화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최우수상과 충청북도미술대전 충북예총회장상, 더불어 지난해 코리아국제아트페스티벌 대상을 수상하는 등 예술가로서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가 열린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지숙자 화가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 지숙자 화가와의 일문일답 >
기자. 작품 변화가 눈에 띄인다.
지숙자 문인화가. 전통 문인화 붓질로써, 일필휘지의 기운 생동한 맛을 내는 재미로 그간 작업을 이어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다 정열적인 그림을 목표로, 이야깃거리가 가미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새로운 작품 속의 풍경엔 나무도 있고 곤충도 있으며, 생생한 것도 있고 썩어 문드러진 부분도 있다. 현대적 표현기법을 적용하다보니, 반추상이면서도 아크릴 물감을 가미한 채색기법을 함께 도입해 더욱 활동적인 움직임을 담을 수 있었다. 다행히 이번 코리아아트페스타에서도 ‘열정적인 그림’이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기분이 좋다.
기자. 문인화의 색다른 모습이기에 더욱 반응이 있는 듯 하다.
지숙자 문인화가. 여러가지 표현기법을 적용하다보니 화면설정이 원근감이 아닌데도 원근감이 느껴지는 듯 하다. 의도치 않았던 볼륨감 역시 환상적으로 표현되어 이젠 ‘왜 추상화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알 것도 같다.(웃음) 우리나라엔 단색화라는 것이 있지 않나. 때론 먹으로, 때론 흑갈색으로 한가지 색으로만 표현한 추상미술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 작가가 그랬듯, 인내와 인고의 정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반추상까지 점점 더 욕심이 났다. 변화를 맞이한 지금 코리아아트페스타 전에 참여하면서도 더욱 그렇다. 화면설정도 새롭게 하고 싶고, 내용도 보다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아보고 싶다. 그저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이 제 작품을 통해 힐링하고 돌아가기만을 바란다. 열정적으로 표현을 했다는 이야기에 더욱 힘이 난다.
기자. 작년 가을 오창 전시부터 느껴졌던 변화다. 재료부터 기법까지 화가님께 너무나도 신선한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지숙자 문인화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먹칠을 해놓고, 새롭게 공부 중인 모던 아트 기법을 이용해 나뭇결의 살아 숨쉬는 숨은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때론 그 이야기는 곤충들이 파먹은 자리이기도, 새가 쪼은 자리이기도 했다. 먹과 크레파스로 툭툭 쳐서 배경처리를 했더니 보다 생생한 나뭇결로 완성이 되더라. 추상은, 이를테면 물방울 모양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 작가가 표현을 정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이유로 더욱 신나고 행복한 것들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더라. 재료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해 오창 전시부터 옻칠종이를 도입하여 작업을 한 이후, 더욱 큰 그림이 욕심이 나서 장지를 쓰기까지 다다랐다. 100호에 이어 옻칠종이로 400호까지 작품 폭을 넓혔다. 옻칠종이 3장을 붙여 4m 작품까지 대작품을 해보니 그만의 씩씩하고 용감한 아우라를 더욱 뿜어낼 수 있었다. 큰 작품을 왜 하나 했더니 이런 맛에 하는구나 라는 것을 몸소 체감한다.
기자. 앞으로 더 도전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다.
지숙자 문인화가. 앞으로 제 시그니처인 ‘게’그림을 더욱 흥미롭게 탄생시켜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바탕 설정에 있어 어떤 새로운 기법을 도입할지가 중요하다. 스크래치 및 판화 등 긁는 방법을 활용한 모던 아트 자격을 제대로 공부하고 취득하여 작품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후학들에게 전수 시키고 싶다. 문인화 및 한국화에도 이러한 다양한 방법을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
기자. 최근엔 기록을 위해 ‘지숙자 수상록’을 발간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지숙자 문인화가. 시간을 쪼개 수상록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앞서 말씀드렸듯 문인화라는 큰 틀 안에 여러 작업들을 하며 다양한 표현기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진심으로 알리고 싶었다. 경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기법을 적용했을 때, 전통문인화 또한 얼마든지 추상으로 갈 수 있고 세계적으로도 갈 수 있다는 것을 후학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작가의 기법부터 처음으로 시도해보았던 부분들, 메시지까지 모두 수상록에 담았다. 수상록을 통해 후학들이 쉽게 그림에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길 바란다. 후대에 대한민국 K컬쳐가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한다. 끝으로 10m 가량의 대나무 그림을 표현한 작품이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행운, 행복, 재물 등 모든 운을 담은 대나무 그림을 요즘 한창 이슈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싶다. 우리나라 동양의 진수를 바다 건너 전 세계로 알리고 싶다.
지윤석 기자 jsong_ps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