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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초대석/ 국악인 김영자 장인] “멋들어진 소리에 어깨가 ‘들썩’ 신명난 한판”

기사승인 2019.07.22  1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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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을 넘어 세계에 멋과 흥을 선사하는‘국악 장인(匠人)'

   
▲ 국악인 월전(月田) 김영자 장인

예로부터 한국은 ‘소리와 춤’으로 흥을 즐길 줄 아는 민족이다.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는 국악은 현대에 이르러 세계 문화 시장에서 새롭게 해석되며 빛을 더해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 고유 문화유산을 구태라고 치부하지 말고 미래를 보고 잘 보전해가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본지가 <특별 초대석>을 마련해 우리 전통 음악의 ‘멋과 흥’을 선사함으로써 국악 인구의 저변 확대, 정체성 확립 등을 위해 힘쓰는 국악인 ‘월전(月田) 김영자’ 장인(匠人)을 만나 보았다.

울산의 대표적 문화예술인으로 ‘존경받는 국악인’
울산의 일산해수욕장이 바라보이는 동구 일산동에는 ‘김영자 국악원’이 있다. 울산의 대표적인 국악인 ‘월전(月田) 김영자 선생’이 머물며 전수자를 지도하는 곳이다. 월전(月田)은 국악 장인(匠人)으로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이곳에 정착한 지가 45년이 된다. 울산에서는 이름만 대면 모르는 이가 거의 없으며, 오롯이 국악 인생에서 고희(古稀)를 넘긴 것도 잊은 듯 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월전(月田)의 한 주는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한 시도 쉴 틈이 없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주민센터 수업, 목요일은 시조창 수업, 금요일은 노인복지센터 민요수업, 토요일은 대구에서 동부민요 수업과 전수생으로 교육을 받으며, 일요일은 곳곳의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월요일과 화요일 오전에는 봉사활동을 오래도록 하고 있다. 월전(月田)의 여동생도 국악인이자 서예인이다. 모두가 문화예술 가족인 셈이다. 월전(月田)은 어린 시절 선친의 영향으로 ‘소리’ 가 좋아 시작했고, 1995년 명창 이선숙 선생(2006년 경남지역 전국국악대제전 대통령상 수상)의 초창기 제자가 되어 정식으로 배운 뒤 그 매력에 푹 빠졌다. 또한 시조창 보급 확산을 위해 고군분투한 하덕자 선생으로부터 시조창을 배운 것을 계기로 이상술(李相述)선생에게 완제시조창(完制時調唱) 사사하며 문화재 제10호 이수증을 받았다. 월전(月田)의 뜨거운 열정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오양숙 선생으로부터 사물놀이를, 박수관(朴水觀) 선생(대구무형문화재 제19호, 동부민요 예능보유자보존회) 제자로 입문해 전수 장학생으로 동부민요 등을 마스터하며 지도자도 됐다. 월전(月田)은 10년 전 대한시조협회 울산지부 2대 회장으로 취임했고, 현재는 울산 동구문화원 민요연구회 회장 겸 강사, 동부민요 울산동구지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역 문화 발전에 많은 기여와 공헌을 해 2016년에 '울산을 빛낸 여성'으로 선정되었다.

명인들에게 판소리, 시조창 사사하며 명성 알려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우리의 ‘판소리’는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라는 뜻의 ‘판’과 ‘노래’를 뜻하는 ‘소리’가 합쳐진 것이다. 장단에 맞춰 부르는 표현력이 풍부한 창(노래)과 일정한 양식을 가진 아니리(말), 풍부한 내용의 사설과 너름새(몸짓) 등으로 구연(口演)되는 이 대중적 전통은 지식층 문화와 서민 문화를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판소리는 소리꾼과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장르다. 이는 서민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19세기 말경에 문학적 내용으로 더욱 세련되어졌으며 도시의 지식인들 사이에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월전(月田)은 판소리 <춘향전>의 사랑가와 수궁가의 토끼화상을 그리는 대목에서 그만의 소리와 가락을 풀어 구수하게 들려줬다. 또한 시조창(時調唱)은 시조시(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를 가사로 하여 노래 부르는 것을 말하며 시절가, 시절단가, 단가라고도 한다. 월전(月田)이 구사하는 완제시조(完制時調)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한 시조창이다. 평시조와 사설시조가 대부분이지만 엇시조, 반사설시조 등 명확하게 구분이 어려운 시조들도 있다. 악기 없이 장구나 무릎장단으로 일시적 연주를 하기 때문에 초장과 중장 끝 장단에서 5박자가 줄어들기도 한다. 음계는 3음의 계면조(슬프고 처절한 느낌을 주는 음조)와 5음의 우조(맑고 씩씩한 느낌을 주는 음조)로 되어 있으며, 연결성이 발달하여 소리가 윤택한 것이 특징이다. 오랜 세월 사람들이 즐겨 부르던 우리 고유의 대중음악으로, 전라도 사람들 특유의 기백이 묻어나는 귀중한 음악이다. 작고한 이상술(李相述) 선생이 맥을 이어 1999년 8월 5일 전라남도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되었다. 월전(月田)은 이런 스승과 명인들을 찾아 소리의 진수를 배웠고, 오랜 세월 섭렵한 노력파로 알려졌다.

종합문화예술가로 활동하며 각지로부터 초청받아
월전(月田)은 판소리, 시조창 외에도 동부, 남도, 경기민요를 아우르는 종합예술가다. 동부민요는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 지역에서 불리던 민요를 이른다. 메나리토리(민요, 무가, 기악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음계이자 선율로 ‘메나리조’ 라 부르기도 한다)인 미, 솔, 라, 도, 레의 5음 음계를 사용한다. 밀양아리랑, 쾌지나칭칭나네, 한오백년, 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 등이 대표적이다. 국가문화유산인 박수관(朴水觀) 선생이 보유한 곡은 백발가, 영남모노래, 상여소리, 치이야 칭칭나네, 장타령 5곡으로 동부민요로서의 음악적, 문학적, 민속학적 특징을 대체로 잘 간직하고 있다. 박수관(朴水觀) 선생은 동부 민요권의 메나리토리를 가지고 소리하는 향토 소리꾼으로 지금까지 소외되었던 동부민요의 전승을 위해 국내외를 망라하여 활발한 전승 활동을 하는 등 동부민요의 보존과 육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월전(月田)이 동부민요에 많은 애착을 보이는 것도 모두가 이런 점에서이다. 또한 경기민요는 조선 후기에 생긴 신민요로 세마치장단에 의한 5음 음계 구성이며, 리듬이 경쾌하고 부드러워 서정적 느낌을 준다. 1975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로 지정되었다. 민요의 종류는 노랫가락, 창부타령, 아리랑, 이별가, 청춘가, 도라지타령 등이 있다. 그리고 남도민요는 주로 전라도와 경상도 남서부 및 충청도 일부 지역에 전승되어 오는 민요를 말한다. 농부가, 육자배기,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흥타령, 남원산성, 쾌지나칭칭나네 등의 통속 민요와 일하면서 부르는 토속민요가 있다. 월전(月田)은 “굵직하면서 편안한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게 남도민요 특징이다”면서 “소리 높낮이로 열고, 닫고, 풀고, 달아 맺는 12장단에 맞춰 희노애락의 소리를 실어 가락을 열어간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소리’ 전하며 틈틈이 봉사활동 펼쳐가
“우리의 것을 즐겁게 전하고 싶다”는 월전(月田)은 공연 때마다 무대를 밝게 빛내곤 한다. 월전(月田)은 국내외 굵직한 무대에도 자주 올랐다. 가까운 예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동부민요 축제’에 참여해 200여 명의 명인·명창과 함께하며 ‘시조창’으로 값진 시간을 선사했었다. 2000년 경주세계문화 엑스포 특별 출연, 2004년 중국북경아시아축제, 2008년 일본 민단초청 공연 등 숱한 무대에서 우리의 소리를 알리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월전(月田)은 지난 시절을 회고하며 “민간인으로 문화교류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우리 소리를 국내외에 보여 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자긍심을 나타냈다. 이 외에도 평소에는 남모를 봉사활동에도 앞장섰다. 울산에서 60세 이상으로 구성된 어르신 문화학교를 대상으로 나눔봉사나 경로당에 어르신을 모시고 민요판소리 공연과 점심을 대접하는 것도 그의 일과 중 하나였다. 울산에서 커다란 규모를 갖는 ‘대왕암예술봉사단’을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해가는 것도 좋은 예이다. 민요, 판소리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는데도 팔을 걷어붙였다. 울산 동구에 중장년층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주민자치센터에 ‘민요판소리교실’을 열어 주민들이 관심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이론과 실습도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월전(月田)은 2004년 문화의 날에는 민요, 판소리 공로표창을, 또한 대회에서는 2006년 전국민속예술판소리 최우수상 수상, 전국민속예술대회 민요 대상 등 각종 수상을 일궈냈다. 월전(月田)의 인품은 익히 알려져 있다. 초지일관 소리를 쫓아 녹록치 않았을 외길 인생에서 이제는 판소리뿐 아니라 시조창의 맥을 지켜갈 소리꾼이자 스승으로 존경받아 마땅한 자리에 섰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보다 한참 어린 선생님을 깍듯히 모시는 겸양으로 모든 것을 스폰지처럼 받아들임으로써 늘 배우고 조용히 실력을 다진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득 채운 ‘월전(月田) 김영자 장인(匠人)’을 보면서 우리 국악계가 더욱 든든해짐을 마음으로 느끼게 한다.  

홍기인 기자 forum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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