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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축물의 미래와 교회건축을 말하다

기사승인 2019.10.24  08: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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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인종합건축사사무소 최동규 대표

강남 반포 서래마을 근처에서 서인건축의 최동규 대표를 만났다. 그는 한국건축가협회 명예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71년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이 후, 거진 50년 가까이 건축가로서 오직 한 길로만 걸어온 최 대표는 올해 10월 14일(월) 미국의 The Architecture MasterPrize(세계건축상)을 수상하게 됐다. 올해 준공을 목표로 새문안교회 새예배당 건축을 진행해 오고 있는데, 최종적으로 선정된 “새문안교회 새성전” 디자인이 그 예술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MasterPrize상을 수상하게 됐다.
새문안교회는 10년에 걸쳐 오랜 기간 교회건축을 위한 설계를 진행해 왔다. 그러던 것이 경희대학교 이은석 교수의 기본개념제안과 최동규 대표의 설계로 디자인된 작품이 “어머니의 품”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형상화하여 표현하면서,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시상식은 스페인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에서 진행된다.
구겐하임미술관은 미국 철강계의 거물 솔로몬 구겐하임(Solomon R. Guggenheim)이 평생 수집한 현대미술품들을 바탕으로 구겐하임재단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미술관이다. 구겐하임상(賞) 국제미술전(1985년부터 The Architecture MasterPrize 세계건축상)을 개최하며 세계미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최동규 대표의 교회건축은 압구정동에 위치한 소망교회를 건축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소망교회를 담임하던 곽선희 목사가 1975년경부터 “서울부부합창단” 활동을 하던 최동규 대표를 소망교회 건축가로 선택하게 되는데, 교회건축에 마음을 쓰던 어느 부동산관련 사업가가 최동규 대표를 소망교회에 소개하면서 최 대표의 교회건축이 시작된 것이다.
당시에는 교회를 건축하면서 종교시설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처음 소망교회를 설계했을 때는 없던 “특별한 기둥 두 개”를 곽선희 목사의 요청으로 예배당 입구 전면에 추가하게 된다. 당시에는 그 이유를 잘 몰았으나 나중에 “그 두 기둥”이 소망교회가 기독교의 신전임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소망교회 예배당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두 기둥”은 구약성서의 “야긴과 보아스”라는 기둥을 상징하는데, 야긴은 “하나님이 너를 세워 주신다”는 의미이고 보아스는 “하나님에게 능력이 있다”라는 의미이다. 이제 막 가난을 벗어나 경제발전을 일으키는 한국인들에게 주려는 소망교회의 특별한 메시지일 것이다. 이렇게 교회건축이 일반 사회의 건축물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 가면서 소망교회를 건축했다고 한다.
최동규 대표는 거의 반세기 동안 교회 건축을 하며 정립한 자신만의 건축철학을 담담하게 그러나 어떤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그는 말하기를 교회건축은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고 한다. 교회건축도 다른 여타의 건축물들처럼 공간기능, 공간미학空間美學, 교회의 주변 환경과 그 위치 등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모든 부분에 기독교적 정서가 더해져야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

교회는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처럼 용적율만 따질 수 없다. 또는 일반 상가건물처럼 교통접근성이나 관리의 용의성만 생각할 수 없다. 교회건축은 그 안에 종교성이 살아 있어야 비로소 교회다운 건축물이 완성되는 것이다.
처음 교회를 방문하는 사람이 교회라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을 때, 가장 처음 느끼는 감정, 그것을 위한 배려가 교회건축물에 녹아 있어야 한다. 교회건축은 기업체의 사옥처럼 보여서도 곤란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나 상업지역처럼 보여서도 곤란하다. 그렇다고 체육관이나 극장과 같은 문화공간으로만 정의할 수도 없다. 관공서와 같은 업무공간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면적과 예산의 압박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교회건축의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동규 대표는 교회공간, 특히 교회건축물 안에서 예배당의 위치와 예배당에 이르는 과정, 그리고 예배당 내부의 종교적 엄숙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금 힘들더라도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교회다운 교회”를 건축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그의 표정에서 과거로부터 오는 작은 후회스러움도 잠시 스치는 듯했다.
그래서 그런지 최동규 대교가 과거에 지었던 교회건축작품들을 보면 일종의 “형상(形像이미지)”이 있다. 남원동북교회(1992년 남원)를 보면 최 대표의 “형상화”가 잘 나타나 있다.
남원동북교회는 남원 들판에 한가롭게 누워있는 소들을 형상화한 건축물이다. 외관의 빛깔도 우리네 누렁황소를 닮아서 누렁색이다.
최 대표는 소망교회, 영락교회기도원, 충현교회, 신촌성결교회, 나사렛교회, 더사랑의교회 등등, 다수의 중요한 작품들을 설계하고 디자인했다. 그러나 최 대표에게 있어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따로 있다. 그것은 모새골공동체 건물이다.
모새골공동체는 경기도 양평, 번잡한 도시를 떠나 순수 기독교적 정서를 간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공동체다. 그래서 건축을 지을 때 공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했다. 공간 용적율이나 업무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순수종교공간을 연출한 것이다.
모새골예배당은 현란하지 않으며 상업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현대적이면서도 고급스럽다. 그렇게 50년 가까운 건축가로서의 성취, 기쁨, 후회, 생각, 안타까움, 소망이 녹아 들어가서 애착이 가는 작품이 됐다.
최동규 대표는 “좀더 젊어서 건축을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다”고 한다. “좀더 젊은 날에 보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건축을 할 수 있었을 것인데...”
그러나 건축설계를 시작할 때 당시에는 최 대표 본인이 아직 미숙해서 그리고 한국의 건축기술이나 건축환경이 발달하지 못해서 지금에 돌아보면 부족한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동규 대표는 한국의 건축디자인에서 개선되기를 희망하는 부분을 이야기했다. 현재 한국의 젊은 건축가들을 살펴보며면 실력이 있고 준비가 잘돼 있는데 다만 그들을 지원해줄 건축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건축설계자들에게 돌아가는 설계비책정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및 일본만 하더라도 설계비가 전체 건축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10% 이상인데, 반하여 한국은 유독 3%~5% 정도만 지출된다고 한다. 이래서는 깊이 있는 건축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 설계자에게 돌아가는 설계비가 전체 건축비 가운데 적어도 7%~8% 정도는 되야 오랜시간을 고민할 수 있게 되고, 그래야 깊이 있는 건축디자인이 작품으로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끝으로 최동규 대표는 후배 건축가들이 더욱 분발하여 우리나라가 더욱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가가 되고, 그래서 그 건축가들 때문에 각 도시마다 그리고 거리마다 특색있는 건축물들이 디자인되어 국제적인 명소가 되기를 희망한고 말하며 후학들을 위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전재우 기자 healw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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