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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情과 공동체 문화를 담은 종합예술 ‘이천거북놀이’

기사승인 2020.09.22  09: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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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민속놀이로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계승하다

   
▲ 마당판굿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기 바로 직전 8월 중순, 특별하고 의미 있는 축제가 열렸다.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K-무형유산 페스티벌, 문화경제를 이끄는 신(新)한류 확산에서 우리의 전통 문화인 K-무형유산을 소재로 하여 국내 거주 외국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뜻 깊은 축제였다. 축제는 한국의 인류무형유산과 국가무형문화재, 전통공연예술로 구성되어 한국 무형유산의 가치를 알렸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은 휴먼웨어 시대가 무형문화의 중심의 사회가 될 것이고 인터넷과 서비스 산업이 융합되는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진 무형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해서 역설했다. 우리나라의 각종 문화재는 일제 강점기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대부분 파손되고 일실(逸失)되었다. 특히 무형문화재는 거의 인멸되다시피 하던 것이 최근 국가와 지역 구성원들의 노력 끝에 명맥을 유지하고 원형을 복원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이천시에서는 이천거북놀이보존회(회장 심덕구)를 중심으로 사라져가는 지역 민속놀이의 복원과 이를 올바르게 전승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천거북놀이보존회’, 사라져가는 전통 민속문화를 발굴하고 전승하다
거북놀이는 조선시대부터 경기 남부와 충청도 일부지역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전통민슥놀이다. 음력 8월 15일 추석에 수수잎으로 거북모양의 탈을 만들어 쓰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이웃의 안녕과 복을 빌어주며 가진 것을 함께 나누던 우리나라의 전통 민속놀이다. 50년대 이후 전승이 단절되었다가 1972년 대월초등학교 김종린 교감에 의해 발굴 재현되어 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전수활동이 전개되었다. 이후 2001년 ‘이천거북놀이보존회(회장 심덕구)’가 설립되었고, 2010년 6월 ‘경기도무형문화재 제 50호’로 지정되었다. 심덕구 회장은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발굴하고 계승하는 것이 우리 협회의 가장 큰 목적이다. 거북놀이뿐만 아니라 이천시 율면의 ‘정승달구지’, 대월면 ‘자채농요’ 등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전통놀이를 찾아서 복원하고 직접 공연을 하며, 세상에 널리 알리고 전파하는 것이 우리 단체가 추구하는 바이다”라고 언급했다.

민족의 전통성, 역사성, 고유성, 지속성을 지니고 있는 전통 민속놀이, 그 가치가 매우 높아
국어사전에서는 전통 민속놀이를 ‘각 지방의 풍속과 생활 모습이 반영된 민간에 전하여 오는 놀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얼과 슬기, 생활모습, 풍습 등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역사적인 소산물인 전통 민속놀이는 민족의 전통성, 역사성, 고유성, 지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치가 매우 높다.
한강 이남의 경기도 지방과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 행해지던 ‘거북놀이’는 두레와 품앗이와 같은 상호 협력, 협동과 결속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의 가장 큰 특징인 공동체 의식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거북놀이는 품(일, 노동)을 서로 주고받는 한민족이 가진 특유의 미풍양속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놀이로 그 문화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천거북놀이는 놀이의 방법이나 사용되는 기물 등이 다른 지방에서 볼 수 없는 제의(祭儀)적 성격이 특히 강하게 나타나며, 제의성(祭儀性)과 놀이기능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놀이의 진행 과정과 사용되는 기물의 형태가 비교적 잘 보존되어왔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종합예술에 더욱 가까운 이천거북놀이, 우리나라 고유의 민족성을 가장 잘 담고 있어
한민족의 정(情)과 협동심이 가장 잘 묻어있는 전통 민속놀이
이천거북놀이는 굿과 풍물이 어우러진 집단 놀이로, 놀이보다는 오히려 종합예술에 더욱 가깝다. 서양으로 따진다면 오페라와 비슷할 것이다. 오색깃발을 치켜든 농악대가 신명을 돋우고, 수수잎으로 엮어서 만든 거북탈을 쓴 사람들이 앞장서서 마을 집집을 찾아다닌다. 십장생 중에서 무병장수의 상징인 거북이의 뜻을 담아 가정의 안녕과 건강을 빌고, 마을의 복을 기원한다. 이와 함께 액운을 i고 흥을 돋우는 굿판이 함께 벌어진다. 차례로 벌어지는 우물굿, 마을판굿, 문굿, 터주굿, 조왕굿, 대청굿, 마당판굿에 구경꾼들의 어깨가 들썩인다. 과거에는 축제가 끝난 후 집집마다 내놓은 먹을거리를 두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가난한 집에서는 모자란대로 음식을 내어놓고, 부자집에서는 더욱 많은 음식을 준비한다. 축제의 준비부터 끝까지 아이들, 부녀자, 노인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을의 모든 구성원들이 축제에 참여한다. 이처럼 이천거북놀이는 음악적인 풍물을 즐기며 서로 간 덕담을 나누고, 음식을 함께 하는 나눠먹는 과정을 통해 마을 사람들과의 협동심을 도모하게 된다.
자신의 것을 나누고 함께하기를 즐기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족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이천거북놀이는 그 어떤 민속놀이보다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 회장은 “이천거북놀이는 우리나의 민족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국민적 전통놀이다. 함께 즐기고, 막걸리와 고기 등의 음식을 나누어먹는 우리나라의 정(情)과 협동심이 가장 잘 묻어있는 전통 민속놀이다”고 전했다.

국가무형문화재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그날을 위해
2001년부터 우리나라는 세계무형문화유산 정책을 선도해왔다.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을 선정하여 아리랑상을 주고, 세계박물관대회에서 처음으로 무형문화를 주제로 다루었으며, 세계무형문화유산 학술지 간행을 우리나라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무형문화재 지원정책에 힘입어 현재 강강술래, 줄타기, 판소리, 택견, 아리랑, 줄다리기 등이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무형문화유산은 대부분 지역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동시에 한국인의 공동체 문화를 지향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천거북놀이는 우리나라의 그 어떤 무형문화재보다도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문화가 가장 잘 깃들어 있어 국가 차원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 심덕구 회장은 이천거북놀이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통해 경기도를 넘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고 한국의 민족성과 문화를 담은 거북놀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 이천시(시장 엄태준)에서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식하고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천시에서도 매년 이천거북놀이 축제를 열고 있다. 거북놀이 공연은 물론 거북놀이 체험, 작품전시, 다양한 전통놀이 등 관광객들과 함께하는 신명나고 한마당 축제가 벌어진다. 전국에서 공연을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천거북놀이의 다양한 활동은 경기도와 충청도 일부 지역까지 전파되며 평택거북놀이보존회, 천안거북놀이보존회 설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거북놀이의 계승과 전파를 위한 노력, 이천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하다
이천거북놀이는 이천시와 보존회의 오랜 노력에 힘입어 이천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도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만, 보존회가 지금 자리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심덕구 회장은 “2010년에 경기도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예전 것을 그대로 복원하고, 거북놀이를 알리기 위해 거북놀이축제를 매년 진행했다. 학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학술세미나도 열고 있다. 사라져가는 이천거북놀이를 계승하고 널리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거북놀이보존회가 지금 위치까지 오기까지는 보존회 회원들의 많은 희생과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언급했다.
이천시가 고향인 박연하 사무국장은 거북놀이 계승을 위해 가장 헌신적으로 노력한 인물이다. 물심양면으로 풍물과 거북놀이에 일생을 바쳐왔다. 심 회장은 “박연하 사무국장의 노력 없이는 지금까지 보존회가 활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지금까지 함께 고생해온 보존회 회원들과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경기도청, 이천시청 관계자분과 엄태준 이천시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연하 사무국장은 “이천지역을 마을마다 돌면서 이천거북놀이를 다시 예전처럼 재현하고, 민속놀이가 담은 우리나라의 공동체 정신을 모두에게 전파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역주민들의 문화아지트 ‘공간 다락’, 지역주민들의 문화 소통을 위한 중요한 창구가 되다
공간다락은 박연하 사무국장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후배 전통예술가들을 위해 직접 건립한 소공연장이다. 공간다락의 대표이자 이천구북놀이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고 있는 박연하 사무국장의 업무 특성상 공간 다락은 이천거북놀이보존회의 문화아지트로 거북놀이공연은 물론 각종 전통공연과 대중음악 공연까지 열리며 지역주빈들이 문화 소통을 위한 중요한 창구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보존회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이천시무형문화재전수관 설립을 통하여 보다 많은 시민들과 이천거북놀이를 향유하고 소통하며, 거북놀이의 계승과 전파를 위한 전문가를 양성하고,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촉진을 위해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신태섭 기자 tss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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